1.몇 년 전에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의 폐기물 처리장에서 버려진 목재의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의자 다리가 부러져서 더이상 쓸모가 없다고 여겨져서 버려진 것 같았습니다. 2.그런데 제 눈에는 고장난 의자를 수리하기만 하면 아직은 조금 더 쓸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리가 부러지긴 했어도 원목으로 만든 나무의자라 꽤 묵직하고, 좋아보였습니다. 3.아내와 함께 버려진 의자와 부러진 다리를 주워다가 부러진 곳에 본드로 붙이고, 다시 의자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여기저기 수리를 했습니다. 마침 저희 집에서 쓰고 있는 식탁과 재질과 색상이 비슷해서 마치 세트처럼 보였습니다. 4.이렇게 의자를 수리해서 몇 년을 잘 썼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저녁 식사 중에 의자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전에 본드로 붙여놓았던 부분이 부러지면서 다시 주저 앉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도저히 고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정말 폐기처분을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5.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오늘 아침에 부러진 의자를 들고 교회에 나왔습니다. 몇 분의 의견을 들어보니, 부러진 의자다리에 접착제를 바르고, 보강재를 붙이면 다시 쓸 수 있을 것이라 했습니다. 수리한 부분이 눈에 뜨일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6.어차피 폐기처분해야 할 운명인지라, 외관에 약간 손상이 되더라도, 고칠 수만 있다면 한번 더 고쳐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몇 분의 도움을 받아 의자를 수리했습니다. 놀랍게도 다시 '쓸만한 의자'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부터 이 의자를 교회 목양실에 두고 사용하려 합니다. 7.이 의자에 앉아 기도할 때마다, 이미 폐기처분 되었어야 마땅하나 여전히 새롭게 변화를 입은 의자처럼, 우리를 치유하시고 회복시켜 주시는 주님 마음을 품기 위함입니다. 속초중앙교회 강석훈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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