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난 목요일에 난생 처음 낚시배라는 것을 타보았습니다. 저의 목회 스승님이신 이성희목사님(연동교회) 내외분과, 부목사로 함께 동역하시다가 지금은 담임목사로 각 교회에서 목회하시는 연동교역자 선배님들께서 부족한 저를 격려하러 속초까지 오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이 분들께 속초에서의 잊지 못할 경험을 하시게 할까 고심하다가 청초호에서 부두에 정박해 있는 바다낚시 배를 보게 되었습니다.
2.보기만 해도 멋진 배! 환상적인 배 안의 분위기! 그리고 잔잔한 물가...귀한 분들을 모시고 이런 배를 타고 나가 멋지게 물고기를 잡으면 얼마나 멋질까 기대하며, 바다낚시를 계획했습니다.
3.사실 청초호는 사방이 방파제로 둘러쌓여서 언제나 잔잔한 물가를 오가는 것처럼 보여서, 저는 바다에 나가도 그럴 줄만 알았던 겁니다. 멀미약을 드시는 것이 좋을 거라는 간사의 충고를 가볍게 생각한 것이 화근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4.배를 타고 양양 솔비치 앞바다를 향해서 배가 달릴때 정말 짜릿했습니다. 마치 갈릴리에서 예수님 모시고 배를 띄웠던 제자들처럼 제가 흥분했던 것 같습니다. 거의 한시간 가까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습니다. 배가 물위를 달릴 때는 도대체 왜 배에서 멀미를 하나 생각했습니다.
5.그런데 낚시할 곳에 도착해, 닻을 내리고 바다 위에 배를 띄우고 나니까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하게 배가 울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어지러워 지기 시작했습니다. 먼 바다를 쳐다보아도 울렁~ 낚시줄 내린 바다를 봐도 울렁~ 너무나 갑작스럽게 찾아온 배멀미에 저는 낚시배에서 낚시하는 것만 구경해야 했습니다.
6.감사하게도 함께 승선하신 10분은 모두 흔들리는 배 안에서도 멀미를 견디며 바다낚시를 경험하고, 또 즐거워 하셨습니다. 물고기도 여러 마리 잡으셨습니다. 오직 저 혼자만 멀미로 인해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낚시대는 만져보지도 못했습니다. 거의 4시간 동안 울렁이는 파도와 싸우다가 완전 파김치 되어 부두로 돌아왔습니다.
7.육지에 도착해서 땅 위에 발을 딛고나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이 땅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이렇게 감사한 지 이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저는 이번 경험을 통해 예수님의 제자들을 다시보기 시작했습니다. 갈릴리의 어부들이 갑자기 존경스러워졌습니다. 이런 파도와 매일 싸우며, 멀미를 참고 견디며 고기를 잡아야만 했던 그들! 물고기를 잡기 전까지는 절대로 육지로 되돌아올 수 없기에 언제나 최선을 다했던 예수님의 제자들!
8.배에서 내려서 나름대로 이런 결심을 했습니다. ‘나는 배타고 물고기 잡는 체질이 못되는구나.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배타고 바다로 나가야 하는 어부들처럼, 내게 주신 사명을 이루기 위해 어부정신으로 살아야겠다...정말 사람낚는 어부가 되어야 겠다'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