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까웅 옐라?(잘 지내십니까?) 미얀마에 온지 이제 3개월이 다 되어 갑니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미얀마의 겨울을 지나며 어느새 많은 것들에 익숙해 져 있는 지금 세월이 참 빠름을 새삼느낍니다. 늦었지만 이 편지를 받으시는 모든 분들에게 2013년에는 더 풍성한 하나님의 은혜가 가득 넘치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 속에 저희 가정을 기억해 주심에 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기도해 주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 저희가족들도 함께 기도 하면서 주님 안에서 기쁜 소식들이 더 많이 오고 가기를 축복합니다.
저는 미얀마에 와서 매일 조금씩이라도 일기를 씁니다. 일기를 쓰다 보니 날마다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를 더 세밀하게 느끼게 됩니다. 집 문제, 아이들 학교, 제가 다닐 학교 등 모든 부분에 순적하게 진행되게 하시고, 현지 언어도 온통 동그라미들로 보이던 것이 이제 글자로 읽혀집니다. 뜻은 몰라도 신문을 사서 읽어보고, 미얀마 노래를 따라 불러보기도 합니다. 미얀마를 더 알기위해 만나게 되는 현지인들과도 떠듬떠듬 바디랭귀지 수준의 대화에서 이제는 기본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만큼 언어가 향상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언어란 것이 원하는 만큼 하루 아침에 눈에 띄게 늘지 않아서 때론 조급함이 생기기도 합니다. 빨리 이 나라 말을 잘 해보고 싶은 마음에 의욕이 앞설 때는 공부를 하다가 가끔 의기소침해 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도해주시는 덕분에 이렇게 읽고 쓰고 말하면서 차츰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은혜를 경험하며 다시금 쪼사바(노력)하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제가 다니는 학교 교실 옆에서 미얀마 남자들이 평소에 입는 롱지(빳소)를 입고 쉬는 시간에 찍은 것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무려 6kg 정도 살이 빠지고 배가 들어가서 지금은 롱지를 멋스럽게 소화하고 있습니다.
혼자 다닐 때는 버스나 트럭을 타고(옆의사진) 걸어 다니면서 미얀마를 즐기고 있습니다. 차 안에서든 어디서나 항상 현지인들을 만나면 학교에서 배운 단어나 궁금한 표현들을 물어보며 대화를 시도하는데 그러면 너무나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호의적으로 대하기 때문에 이들과 언어라는 접촉점을 가지고 즐거운 교류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 것에 있어 큰 불편함은 없지만 여러 가지로 효율성이 낮은 점들이 많아서 욕심이 나는 것은 미얀마의 구석구석을 빨리 빨리 다녀보고 싶은 마음에 차량을 구입하고 싶기도 하여 기도는 하고 있지만 아버지께서 정확한 응답과 때를 알려 주실 때까지는 지금 생활을 기쁨으로 누리며 살 것입니다.
주일 예배 주일이면 미얀마 사람들과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아직 정해진 예배처소가 없고, 제가 예배 중에 순서를 맡거나 인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곳 사람들(특히 미얀마족) 사람들과 만나 교제를 나누고 이 사람들의 삶을 공유하는 시간을 많이 가집니다. 한번은 미얀마어로 전하는 설교를 들으며 머릿속에 강하게 남은 것이 있습니다. “폐야뜨킨가 아뚜뚜 시바래”(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이 말씀으로 참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계속해서 주일은 여러 현지교회를 다니며 예배드리고 삶을 나누려고 합니다.
비자 지난번 기도 부탁드렸던 비자 문제는 은혜가운데 잘 진행되어 다음번에는 도착비자를 한번 받아보려고 합니다. 사실 결과는 좋았지만 비자를 받기 위해 대사관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몇 시간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고생스러웠지만 미얀마와 다른 방콕의 환경을 경험한 둘째 예찬이가(1학년) 미얀마로 돌아오기 전날 “아빠! 우리 방콕에서 살고 미얀마로 비자 받으러 가면 안되?” 라고 말하자 막내 예솔이가 받아 칩니다. “아빠! 우리 왜 또 미얀마 가? 나는 한국가고 싶은데...” 아이들이 생각했던 것 보다 잘 적응해 가고 있지만 아직 이곳 생활에서 기쁨을 느끼기엔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 아이들이 자라서 그분의 계획하심을 깨닫게 되는 그 날까지 사랑으로 안아주고 기도하며 키우겠습니다. 도착비자 받는 일을 경험하고 나면 이제 미얀마에서 할 것 다했다고들 하는 말이 실감 날 만큼 이번에 큰 일 하나를 치른 느낌입니다. 다음 비자 출국일은 3월 26일인데 위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기도해 주셔서 둘째아들 예찬이의 아토피는 많이 좋아졌구요. 세 명의 자녀들 모두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아내와 예찬이, 예솔이의 손에 사마귀가 생겨서 개수도 많아지고 크기도 자꾸 커져서 기도해야 할 제목이네요. 그리고 지난 한 달은 현지 상황과 개인적인 여러 가지 일들이 있어서 안타까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특히 어머니께서 갑작스럽게 교통사고가 나셔서 병원에 누워계신지 벌써 한 달이 되었습니다. 양손이 부러지고, 한쪽다리까지 깁스를 하고 입 주변과 다른 외상이 있는 상태라서 염려가 많이 되었습니다. 한국을 다녀오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어머니께서 “괜찮으니 염려치 말거라. 머리나 다른 곳을 다치지 않아서 감사하다” 는 말씀을 하셔서 찾아뵙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은 계속 회복중이시구요. 기도해 주시는 덕분에 가정 모두가 평안함 가운데 있습니다.
미얀마는 요즘 계속되는 개방 속에 부족한 전력공급을 위해 발전기를 도입하고, 많은 원조를 받으면서 국가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것은 미얀마가 정말 필요하고 부족함이 없는 천국의 원조를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복음이 들어온지 200년이 된 지금도 복음이 어떻게 해야 가장 효과적으로 전해질 수 있을지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도니람 저드슨이 미얀마족 한사람을 전도하는 것은 살아있는 호랑이 이빨을 하나 뽑는 것보다 어렵다고 했던 말이 생각이 납니다.
이런 미얀마에서 요즘은 ‘앞으로 어떤 사역을 하게 될까?’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무엇을 해야할지... 그리고 심지어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며 답답함이 밀려올 때도 있습니다. 미얀마의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무엇인가 하기에 또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그러던 중에 아버지께서 주신 말씀을 마지막으로 나누려고 합니다.
또 내가 하나님의 모든 행사를 살펴보니 해 아래에서 행해지는 일을 사람이 능히 알아낼 수 없도다 사람이 아무리 애써 알아보려고 할지라도 능히 알지 못하나니 비록 지혜자가 아노라 할지라도 능히 알아내지 못하리로다. 전도서(8:17)
이 말씀으로 좀 더 세밀하게 물으며 그분의 인도하심을 경험하며 동행하기를 원하셨습니다. 기도할 때 친히 행하실 일들을 기대해 봅니다. 그 분 앞에 함께 두 손 모아 동역하는 여러분 모두를 이곳 미얀마에서 함께 축복합니다. 어디서든 천국을 함께 일구어가는 믿음의 동역자 되시길 소망하며~~
기도제목 1. 미얀마 언어의 진보를 위해 2. 매일 저녁 드리는 가정예배를 통해 세 자녀가 인격적으로 주님을 더 깊이 만나며 참된 예배자로 자라도록 3. 영적전쟁의 전방에서 주신 권세로 날마다 승리할 수 있도록 4. 능력의 통로로 사용될 수 있도록 더 깊은 친밀함으로 나아가기를
미얀마에서 원대한 최사랑 올림 |
0
2657
0
QUICK LINKS (100일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