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복하며 인사드립니다. 필리핀의 이하박국선교사입니다.
나는 어려서 유난히 겨울을 좋아했습니다. 살을 에는 듯한 겨울 바람, 겨울 바닷가의 파도 소리 그리고 눈 오는 겨울을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나는 비 오는 날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면 먼 나라로 날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학교 수업도 빠진체 마냥 빗속을 걷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인생의 모든 것을 뒤로하고 이 더운 필리핀 땅에서 하나님께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해 인생의 마지막 땀방울을 흘리려 합니다.
나는 필리핀의 선교사로서 초기 조선 땅에 왔던 선교사들의 심정을 가지려고 합니다. 양화진에 묻혀 있는 그들의 묘비명을 보면서 "내가 웨스트 민스터 사원에 묻히는 것보다 조선 땅에 묻히기를 원한다고 했던 헐버트선교사, 복음도 전하기 전 언어를 배우다가 병으로 죽어가면서도 "내가 또 하나의 생명이 있다면 조선을 위해 다시 오겠다"고 했던 자매 선교사 등 항상 이들의 심정을 가지고 선교사역을 하려 합니다.
나는 내 인생의 아픔을 통해 고통을 겪고 있는 필리핀인들에게 삶의 소망과 도전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며 그동안의 교회의 일들을 전하려고 합니다.
오전에 비전과 부흥의 사역이라는 장애인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보다 적극적인 복음전파를 위해 오후에 가까운 지역에 농구장을 빌려 예배를 드리던 중 그들의 행사 때마다 예배가 중단 되는 바람에 현재 중단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공원을 빌리기로 하고 3월 6일부터 다시 전도집회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수요일, 토요일, 주일에 기도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기도 후 가가호호 노방전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교통비조차 없는 가난한 4명의 필리핀 목회자와 2명의 신학생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규칙을 정했습니다. 목회자는 하루에 한 시간 이상씩 기도해야 하고 설교를 할 경우 그 설교를 위해 설교 전 3시간 이상을 기도해야 하는 것으로 정하고 간절하게 기도하는 목회자에게 설교할 기회를 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부부와 4명의 필리핀 목회자와 함께 기도회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기도회 모임에는 그들이 5분도 기도를 지속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간절한 기도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보다 더 간절하게 한 시간 이상씩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제 있는 가정, 장애인들이 기도모임에 참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필리핀 땅에서 우리지역부터 기도운동이 일어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도 후 지역전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장애인지역이라 일일이 손을 잡아주고 기도해주고 어려움을 들어주고 교회로 초청해야 하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필리핀 목회자들에게 장애인들에 대한 이해와 언어사용과 애정을 가지고 전도하도록 훈련하고 있습니다.
가가호호 노방전도를 하다 보면 가슴 아픈 일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소망 없이 길거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우리는 서로 손을 꼭 잡고 있는 두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여섯살, 일곱살 정도의 시각장애인 남매였습니다. 지금 교회학교가 시작되고 있는데 교회도 마음대로 갈 수 없는, 교회에서조차 소외당하기 쉬운 아이들이라는 생각에 나는 마음이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필리핀 목회자에게 이 아이들은 특별한 아이들이니까 특별하게 돌볼 것을 부탁하고 교회학교로 인도했습니다.
교회에서 찬양을 하는 윌라메이 부모님들은 다 시각장애인입니다. 그런데 자녀가 열인데 두명이 시각장애인입니다. 정말 삶이 어렵습니다. 시각장애인 아이들은 학교도 못가고 방치된채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 찢어진 옷에 아이들로부터 놀림을 당하는 모이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모이모이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그 후로는 아이들이 모이모이를 놀리지 않습니다. 노방전도를 하다가 나는 모이모이 엄마를 보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인데 목에 주먹 만한 혹이 있습니다. 내가 질문을 해도 모이모이 엄마는 전혀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말을 못하는지도 모릅니다. 나는 노방에서 그녀의 혹 위에 손을 얹고 큰소리로 간절하게 기도했습니다.
교회에서 기도회를 하는데 휠체어를 타신 분이 오셨습니다. 유방암 말기환자입니다. 아내가 혹을 만져보았습니다. 그녀는 내게 기도를 요청했습니다. 나는 내 언어가 완벽하지 못하기에 영어로 따갈록어로 한국어로 방언으로 그녀를 위해 간절하게 기도했습니다. 그 후 그녀는 계속 기도회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네 명의 자녀 중 2명을 고아원으로 보내야 하는 에스더는 기도회마다 빠짐없이 나와 눈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전기도 물도 없는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온 가족이 어제 저녁부터 굶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두 자녀가 고등학교를 가야 하는데 아직 초등학교 5학년입니다. 고아원으로 가야 하는 두 자녀는 초등학교 1학년을 다니다가 중단했습니다.
참으로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는 가정입니다. 에스더도 남편도 다 시각장애인입니다. 그런데 남편이 몇 년 전 다른 여자를 만나 새살림을 차리고 가정을 돌보지 않은지가 4년이 되었습니다. 고아원으로 가야 하는 막내 아들 가브리엘은 심장판막 환자입니다. 손끝이 까맣습니다. 활발하게 활동할 수가 없습니다.
의사의 진단서를 받은지도 오래 되었습니다. 약을 먹지 못한지도 오래되었습니다. 병원비와 약값은 고사하고 한달에 54,000원 정도만 있으면 마리와 가브리엘이 고아원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나는 에스더 가정에 쌀과 마른 생선을 사다 주었습니다. 그리고 에스더에게 말했습니다. 먹을 것 없고, 병원비 없고, 약이 없으니 이제 남은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녀의 딸 베아는 교회에서 찬양을 합니다.
미래에 선교사가 되겠다고 합니다. 나는 베아에게 말했습니다. 굶어도 미래를 위해 학교를 가야하고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예전에 한국도 어려웠고 점심시간마다 수도물로 배를 채우곤 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교회생활을 잘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지금 3급 공무원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에스더에게 다시 말했습니다. 가브리엘을 위해 우리와 함께 40일 작정기도를 할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목사님 물론입니다. 하겠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이런 가슴 아픈 사연들이 나의 기도를 재촉하고 나의 발걸음을 빨리 합니다.
4월 10일 부활절에 장애인과 그 가족 초청 전도집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 자체 교회가 없는 터라 주변 공터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라는 사실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렇게 간절하게 기도하기에 다음에는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시급히 장애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영어와 컴퓨터 교육을 통한 직업훈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마친 후 한국의 유치원 및 초등학생과 주부를 대상으로 화상영어를 통한 직업재활을 하려고 합니다. 이 직업재활훈련을 위해 쓸만한 중고컴퓨터 10대가 필요합니다.
* 아래는 나의 사역을 지켜보고 있는 필리핀 목사님이 쓰신 글을 은혜가 될까 하여 번역하여 보냅니다. 파식시 망가한 까랑알란빌리지 소재 "비전과 부흥의 사역" 교회
정확히 12시 31분에 한 젊은이가 내게 다가와 어린 소년이 문 옆에 쓰러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보기에 그 어린 소년은 매우 심한 영양실조에 걸려있고 몸 전체가 까맣게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계속되는 극도의 고통감에 울었고 Marimar의 엄마는 그가 심장에 병이 있으며 계속해서 울 경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고 귀띔해 주었습니다.
이 목사님은 이 어린 소년을 병원으로 데려가기 위해 Ed목사님과 Espinosa목사님을 불렀지만 그들은 자리에 없었습니다. 나는 목사님께 병원에 데려갈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기도를 요청했습니다. 나는 어린 소년이 앉아 있는 의자를 이 목사님 근처로 끌어다 놓자 이 목사님은 그의 손을 잡았고, 마이클은 "점점 까맣게 되어가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목사님이 기도할 때, 나는 따스한 손길이 느껴졌습니다. 나는 눈을 떴고, 그 소년의 까맣던 손과 몸이 천천히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목사님이 기도를 끝냈을 때 그 소년은 더 이상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고 자신의 입으로 말했습니다.
나는 그의 말에 동의했고 그 소년은 울음을 그쳤지만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에게 스파게티를 가져다주었고 그는 먹기 시작했습니다. 이 목사님이 "Masarap"라고 말하자 그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파식시 망가한 까랑알란빌리지 소재 "비전과 부흥의 사역" 교회 내 시계로 정확히 10시 1분에 내가 교회 주변을 배회하고 있을 때, 길 모퉁이에 있는 한 병인을 발견했습니다. 나는 그의 눈을 들여다보니 그의 눈엔 외로움이 가득했습니다.
그는 안색이 창백하고 몹시 야위었으며 낙심한 상태였습니다. 나는 이목사님께 비록 이 병인이 우리 교회에 다니지 않지만 그를 위해서 기도해 줄 수 있는지 여쭈었습니다. 이 목사님은 매우 부드러운 목소리로 승낙하고 그 병인의 머리에 손을 얹고 방언으로 기도하셨습니다.
나 또한 이 목사님의 손에서 따스한 손길과 기운을 느꼈습니다. 그 병인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고 이 목사님이 기도를 끝냈을 때, 그는 일어나서 목사님의 손을 잡으며 자신은 이제 좋아졌다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나는 이 목사님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기도를 끝낸 이 목사님이 걸어가려 하다 걸음을 멈추셨습니다. 내가 보니 한 아기가 목사님의 바지를 아무도 떼어낼 수 없는 힘으로 잡고 있었습니다. 아기의 엄마는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여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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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흔들거리며 피는 꽃 중에서.. 도종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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